2016년 2월 24일 수요일

[미국 여행] 2015 크리스마스 여행 (Providence, RI & Long Island, NY)

이번 해 크리스마스에는 어디를 다녀올까 지혜를 구하던 중, 미국 친구 하나가 로드 아일랜드를 다녀오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다. 생각해 보니 바로 위쪽에 있는 보스톤은 가 봤어도 바로 아래에 있는 로드 아일랜드는 생각도 못했다. (사실 로드 아일랜드가 거기 있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이번에 가는 길에 늘 생각만 해오던 뉴욕의 롱아일랜드를 한번 같이 엮어 보기로 했다.
다 들리기는 어차피 어렵고 거리 경치가 멋지다는 로드 아일랜드의 프라비덴스를 하나 찍고 둘러볼 데를 몇군데 정한 다음 묵을 호텔을 정해 예약을 마쳤다.


아침 일찍 5:30에 길을 출발해서 안개 자욱한 길을 달려 430여 마일을 출발하는 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일이다. 메릴랜드의 한 휴게실에서 간단히 커피와 샌드위치로 아침을 때웠다. 값이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았지만 양은 좀 그랬다. 커피를 리필해서 다시 출발!
사진이 충분치는 못하지만 사실 그날 안개는 환상 그 자체.


지루한 뉴저지 턴파이크, 뉴욕을 거쳐 커넥티컷에 들어 개스를 채우면서 점심을 마친후, 조금 더 올라가니까 드디어 로드 아일랜드의 사인이 보이기 시작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프라비덴스도 보인다. 오늘 묵기로 한 호텔은 바로 하이웨이 출구쪽에 위치해 있었다. 아주 작은 방을 주는데 비수기에도 값이 만만치 않았다. 체크인을 마치고 가장 이름있다는 해변 공원을 찾았다.
어느 도로변에 있는 해변 파크에 주차를 하고 들어갔다. 날씨가 흐려도 연인들이랑 가족들이 나와 낚시도 하면서 어울리는 모습이 평화로움을 생각케 한다.


이름있다는 Roger Williams Park & Zoo는 너무 초라해서 실망. 그냥 차로 한바퀴 도는 걸로 만족하고 원래 걷기로 한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말로만 듣던 Brown University를 돌아 운하처럼 만들어 놓은 Water Street 을 끼고 걸었다. 여러가지 유서깊은 도시의 사연을 보며 걷는 일은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 크리스머스 시즌이라 아주 한산하지만 우리한텐 여유로움이 가장 만족스럽다.
역사를 시간 쫒기면서 볼 수는 없는 일이니까…



어느 흑인 가정의 강변 크리스마스 파티

시가지를 가로 지르는Providence River 는 오랜 시간에 걸쳐 운하처럼 잘 가꾸어져 있고 걸으며 구경하기에도 적합하게 만들어 놓았다. 도시가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브라운 대의 학생들이 공부하며 사색하기 좋을만 하다. 그러고 보니 전 직장 동료 하나도 여기 출신이없는데…


도시는 오래된 전통있는 건물 일색이다. Court House, City Hall, 교회들의 문양이나 건물 양태를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어느 학생들은 노트를 들고 건물을 살피며 메모하는 모습도 보인다.


Providence River 의 waterfront. 무슨 큰 공장인 것같은데 바다를 끼고 운영하던 것 같다. 걸어서는 갈 수 없어 배경으로만 남겼다.


프라비덴스에서 하룻밤을 자고 나서 아침 일찍 뉴욕주로 향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아침 하이웨이는 늘 여행의 하일라이트다. 텅빈 도로를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달리다가 맞는 아침 햇살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오늘 행선지는 말로만 듣던 롱 아일랜드인데 시간상 맨 멀리 있는 바닷가 끝까지를 가보기로 했다.
롱 아일랜드에 들어와서도 오늘 가기로 한 Montauk Lighthouse 까지는 몇 시간을 달려야 하는 거리에 있었다. 중간중간에 경찰들도 숨어 있었고..
그렇게 마지막 자그마한 타운들을 몇 개씩이나 기듯이 운전해서 언덕 길을 넘는 순간, 경치에 숨을 멎었다. OMG!

'Picturesque' 라는 영어 단어가 그대로 였다. 아내나 나나 숨을 죽일 수 밖에…Simply, WOW!!!
사진 못 찍는 내가 찍어도 그냥 화보다.


탁 트인 바다 앞에 서둘러 파킹을 하고 소로를 따라 바닷길로 향한다. 겨울 바람이 차지만 가슴을 다 식힐 수는 없을 듯 하다.


언덕에서 바다 바람을 맞아보라고 그네를 달아놓는 센스. 본래 이 곳은 결혼식을 하는 곳으로 꽤 유명하단다. 나도 조금만 젊었으면…ㅋ


성탄 휴일이라 등대의 내부는 휴관이라 주변과 바다를 걸어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대신 서들러 오느라고 그냥 지나쳤던 작은 타운들을 살펴 보며 호텔로 돌아온다.
몇 백만불씩 하는 부동산의 사진들도 구경하고 유일하게 문을 연 피자 집에서 두툼한 피자 한조각과 피시 스프를 떠 마시기도 하고 도로 중심을 활보하기도 하고…



어디가든 늘 눈을 끄는 것은 첨탑이 있는 작은 교회들. (한국 사람들은 큰 교회를 좋아하는데..)
그러나 이런 자그마한 교회를 보는 것만 해도 영혼의 쉼을 주는 듯 하다. 
내가 영적이기 때문일까? ㅎ


둘째날은 롱 아일랜드의 데이즈인에서 묵었다. 데이즈인은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하룻밤 쉬고 다시 버지니아로 내려오는 건 참 좋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니까…
여행이 즐거운 것은 돌아올 집이 있어서인지도 좋은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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