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4일 수요일

[미국 여행] Chincoteague and Assateague 여행 (1/16-17/2016)

Martin Luther King Jr. Holiday 로 인한 신년의 첫 연휴.
뭘 할까 머리를 굴리다가 Groupon 에서 아주 저렴한 호텔을 찾을 수 있어 벼르던 Chincoteague Island를 다녀오기로 했다. 존에게 얘기했더니 꼭 옆에 같이 연결된 메릴랜드의 Assateague National Park도 꼭 보고 오라고 당부한다. 지도를 보니 212 마일에 약 네세간 운전해야 한다고 나온다.

숙소는 해변에 위치한 Waterside Inn.
아침 9시경에 출발해 DC의 오른쪽으로 50번을 타고 가다가 오션 시티 가는 길, 마지막 부분에 루트 13번을 타고 늪지를 지나 그림같은 멋진 다리를 건너가면 거기 버지니아 Chincoteague Island가 있다. 오후 한시 반 도착.


Waterside Inn에 체크인을 하면서 전망이 있는 방을 주문했더니 특별히 바닷가가 아주 잘 보이는 방을 배정해 준다. 친절도 하셔라…

Inn이라고 별 기대도 안하고 방에 들어 갔는데 정말 깔끔하고 아기자기 디테일이 뛰어나다. 아내는 여행을 좀 다녀본 터라 어디가 좋은지 금방 알고 탄성이다. 베란다로 나와 바다를 보니 겨울임에도 50 도 중반의 봄날씨에 구름도 별로 없는 평화로움이 온 세상에 가득하다.

평화로움.


이 좋은 날 안에만 있을 수 없다. 바닷가라 혹 추울까 옷을 꼬옥 여미고 스카프 두르고 거리를 걷기로 했다. 보통 바닷가의 해변 관광지는 정말 조용하지만 우리처럼 철지난 곳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늘 눈에 띈다. LOVE라는 엄청난 의자 장식이 정겹다.
묻는 것 같다.

Do you 'really' love me?


걷다가 끊어진 어느 다리 한 켠에 서서 건너편을 바라보니 집이 다섯채만 따로 있는 자그마한 섬이 하나 있다.파아란 하늘과 더불어 조화롭다. 자세히 보니 들어오는 도로 입구에 그곳으로만 들어갈 수 있는 입구 도로가 있었다.정말 예쁘다! 저기 사는 사람은 정말 늘 행복하겠지? 말도 안되는 질문을 아내랑 나눠본다, 


한참을 걷다가 음식을 먹을만한 곳을 찾아보니 유일하게 Sea Food Restaurant이 하나 있다. 아내는 반색이다. 말을 무척 많이하면서도 웃음이 끊어지지 않는 웨이트리스가 창가에 자리를 잡아준다. 창밖으로 보이는 수비니어 가게들이 무척 오래된 역사를 뽐낸다. 생굴과 오늘 갖 잡었다는 생선으로 만들었다는 피시 & 칩스를 시켰다. 아내는 생굴 킬러다. ㅋ


거리의 선물점, 앤틱샾, 서점, 옷가게…자그마한 도로를 끼고 늘어있는 풍물들 보는건 정말 흥미롭다. 사람 구경도 만만치 않다. 가게에 들어서 이것저것 만지다 책도 하나 사고 조그만 자기 장식도 사고...


어스름 해지는 저녁 석양을 받으며 호텔에 있는 와프를 들러보기. 낚시대만 있으면 정말 고기가 많다는 말에 혹시 빌릴 수 있을까 했는데 그럴만한 곳은 없었다. 게도 정말 많이 잡힌단다. 조그만 거 하나라도 가져올걸…

지는 석양이 황홀하다. 나도 지금 저런 시기를 지나는 걸까? 갑자기 나이가 생각나는건?
아내의 웃음이 좋다.



텅빈 와프를 따라 걷는다. 호텔에 딸린 것인데 규모를 보아 여름이면 상당히 붐비는 곳일 터이다. 온갖 모양의 사람들의 모습이 머리속을 지나간다. 여름에 한번 와 볼까?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주는 식사를 하고 건너편에 있는 Assategue National Park로 들어갔다. 입장료가 만만찮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안 볼 수는 없다. 아주 조용한 숲길이 바다 해변까지 이어진다. 가는 길에 차들이 도로변에 서 있어 살펴보니 주위에 야생마들이 보인다. 그래, 여기가 야생마로 이름난 곳 이었지? 이 말들은 아주 관광객들과 친화적이다. 달아나지도 않고 사진을 잘 찍도록 포즈도 취해(?) 준다 같은 말띠라 기념 사진 하나…ㅋ


Assateaguge Park의 황량한 바닷가.
죽도록 쓸쓸하다.



해변의 등대. 구석에 바다에 숨진 이들의 조그만 기념비가 숙연케 한다.
외로운 이 한 철, 등대가 홀로 그 바람을 다 맞고 있다.



이곳에도 사람들이 있었다. 내 드림 직장이 파크 레인저인데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미 내 꿈의 일을 하고 있다. 부러버라!


아침 열한시경에 집으로 방향을 돌렸다. 일기예보에 눈이라더니 오는 내내 눈을 마주하고 달렸다. 사실 금년에 처음 맞는 눈이다. 퐁퐁 내리는 모습이 너무 정겨웠다. 그렇게 네시간, 눈속을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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