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4일 수요일

[미국 여행] 버먼트 스토우 (Stowe, VT)




이번 주는 버먼트 출장이다. 지금 일하고 있는 내셔널 라이프 그룹의 매니저들 몇 명을 위한 특별 미팅으로, 평소 같으면 본사가 있는 먼필리어(Montpelier) 서 할텐데 특별히 생소한 장소로 초대를 했다. 존 스카셀라가 미리 상당히 멋진 곳이고 아주 특별한 행사라고 언질을 주어, 흠 어디 보자 하는 맘으로 기대를 하고 있었다.

지난 주간 이곳도 눈과 상당히 추운 날씨로 비행 스케쥴이 신경 쓰였는데 다행히 주말부터 날씨가 풀려 정상으로 운행한다는 소식이다, 지난달 유나이티드 항공사에서 프리미어 실버 멤버로 격상시켜 준다고 연락을 해오더니, 이번에 그룹 1 에 자리도 1A 의 일등석으로 바꿔 주고 평소 개당 $25 씩 차지하던 짐도 한 개는 무료로 보내준다는 연락을 해 왔다. 그거 괜찮다.

주일 아침이라 그런지 평소 같지 않게 덜레스 공항이 아주 조용하다. 미국에서 여행을 다니다 보면 승객들의 목적지에 따라 옷차림이 아주 다양하다. 나는 이번엔 추운 북쪽으로 가니까 두꺼운 파커에 장갑, 목도리 등을 하고 나타나지만 남쪽으로 가는 사람들은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까지 아주 다양하다. 그래서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은 이런저런 모습을 보다 보면 지루하지 않다.

보딩 시간이 되어 그룹 1 의 승객이 되어 다리가 편한 기내 맨 첫 좌석에 자리를 앉게 되는 호사를 누리고 일등석이라고 음식물 등 전과 다른 서비스를 받아 본다. 그렇지만 덜레스에서 벌링턴 까지의 오늘 비행 시간은 불과 한시간 남짓이다. 다음달 가게 되는 샌프란시스코 여행 때도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무려 여섯 시간 가까이 날아가야 해서 편한 자리가 정말 필요하다.

눈 깜박할 새 벌링턴에 랜딩한다는 어나운스먼트가 나온다. 오늘은 흐린 날씨라 하늘에선 구름 밖엔 볼 수 없었는데 고도가 낮아지면서 지상의 모습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랜딩후 정말로 맨 첫번째로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고 나니 본사에서 보낸 기사, 탐이 기다리다가 보고 반색을 한다. 탐은 70 대 중반으로 은퇴를 하고 나서 내셔널 라이프 그룹에서 파트 타임 운전 기사를 하고 있다. 본사가 있는 먼필리어에는 공항이 없어 벌링턴에 내려 차로 약 40 분 가량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에선 기사를 여러명 두고 직원들을 돕고 있다. 그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오늘의 목적지 스토우에 들어 온다. 먼필리어에서 10 여 마일 떨어져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로컬 길로 가다 보니 꽤 오랜 시간 달린것 같다.


거의 다 와 가는지 산길로 접어 드는데 산세가 보통이 아니다. 멀리 안개를 품은 산자락이 너무 아름답다. 지금 달리는 왼쪽의 넓은 지대를 사운드 오브 뷰직에 나오는 폰 트랩 가족이 소유하고 있다는 말을 탐이 일러 준다. 주인공 마리아도 거기 살았고 지금도 그들 소유라고 한다. 흥미러운 이야기다.


오늘 가는 우리의 미팅 장소가 스키 리조트라고 했는데 멀리 보이던 스키장이 가까워 오자 케이블 카가 바로 머리위로 지나 다니고 있다. 아마도 스키어들을 산 정상까지 나르는 가 보다. 사진에 보이는 길에서 우회전을 하면 오늘의 목적지 Stowe Mountain Lodge 이다.

지금이 스키철이어서 인지 꽤 많은 사람들이 장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이번 미팅을 주관하는 캐런 오코너가 꽤 일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장소를 찾아 내다니...꼭 안아 줄거야!

체크인을 하려니까 조금 일찍 도착한 관계로 일층에 있는 방을 주겠지만 대신 산을 바라볼 수 있는 뷰(view)가 있는 걸로 주겠다는 안내를 한다. 마침 캐런을 만나 허그로 인사를 하고 오후 4:45 까지 오라는 당부를 들었다. 오늘 저녁부터 스페셜 액티비티가 있다고 옷을 단단히 입고 나오란다. 회사에서 내게 미리 보낸 서류 들을 찾아 방이 있는 South Wing 으로 오는 동안 설비를 잠깐 살펴보니 꽤 괜찮은 시설이다. 창밖으론 온천인지 뭔지 모르지만 눈이 흩뿌리는데 사람들이 핫풀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 뭐야? 온천은 아닌거 같고 아마도 물을 데워 만든 풀처럼 보인다. 존한테 사진을 보내니 처음 보는지 대단하다고 아우성이다. 수영을 하라는데 겨울에 누가 그런거 갖고 다닌다고...ㅎㅎ


방에 들어 오니 깔끔하고 괜찮다. 아내없이 혼자 다니다가 이런데 만나면 괜히 미안한 맘 드는건 뭔지. 난 일하러 온거여. 자기 알지?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니 잘 있다 오란다. 대충 가져온 옷가지 들을 옷장에 걸고 오늘 미처 못 가져온 빵모자라도 하나 살겸해서 옷을 갈아 입고 방을 나섰다. 앞으로 한 두시간 정도 남아 있다.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니 사람들과 어울려 나도 기분이 절로 좋다. 먼쪽 산자락엔 계속 설비들이 지어지고 있다. 스키샾에서 모자 하나 사 가지고 시간이 다 되어 로비로 가니 매트, 데보라, 리암, 크리스 등 다 모여 있다. 대충 브리핑을 들으니 오늘은 스케이팅을 시키겠다고 데려 간다. OMG! 한번도 타 본 적이 없는데...



모두 멋지게들 타는데 나만 가드 레일 잡고 엉금엉금 한바퀴 돌고 끝. Safety first! 몇주전에 에밀리가 덴버에서 스카타다가 골절되서 아직도 고생하고 있다. 아주 어린 아이들까지 부모와 함께 나와서 어울리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저녁 식사하러 가기 전에 옥외 파이어 플레이스에서 몸을 녹인다. 아주 낭만적이다. 눈도 오고 날씨는 추워도 불길이 아주 넉넉하다. 마음도 따뜻하다.




이어진 저녁 식사는 밤 열시까지...패션 (열정), 팀 스피릿, 배려, 엑셀런스 등등 여러 주제가 오고 간다. 이렇게 소그룹으로 우리 몇명을 부른 이유는 아마도 회사에서 거는 기대가 있을 거란 예상은 맞는 거 같다. 이 회사는 정말 내게 축복과 같은 곳이다. 이곳애서 만나는 사람들은 앞서 일했던 곳과는 아주 다른 모습들과 전혀 다르다. 앞으로 삼일간 아주 많은 것들을 나누고 도전하고 하께 생각을 모을 것이다. 기대가 정말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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