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6일 금요일

[독서기록]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내가 이 책을 왜 골랐지?

아마도 표지의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라는 도발때문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나도 공대 출신이니까.
난 시는 모르겠지만 시인은 별로 안 좋아했다.
잊혀진 무슨 기억이 있었는지도...
혹시 그들 중의 무책임스러움이나 불안정감이었는지도...
아마도 난, 저자가 머리말에서 말하는 대로, 시를 잊었거나 시를 사랑하는 법을 아예 배워 보지도 못했던지
또는 시를 읽고 즐길 권리마저 빼앗긴 사람중에 하나임엔 틀림이 없다.

삼일동안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이 책이 어떤 옛날 기억으로 끌어가긴 한다.
혹시 보내 보지 못한 연애 편지를 쓰던 때였을까?
누군가 때문에 가슴끓이던 기억도 나는 거 같기도 하고...
빛을 안고 살던 기분도 기억나고...
지금 그런 느낌을 다시 가져도 되는 걸까?
이 나이에도 이런 기분이 되살아 나기도 하네?
어, 이런 기분은 좀 위험스럽지 않을까?
책임보다 사랑 어쩌구 ...하는게 말이나 돼?
읽는 동안 별별 생각이 다 지나 간다.

이 책의 의도가 나한테도 얼마간 먹혔나 보다.
드디어 저자는 맨 마지막에 도전한다.
'...그만 책을 덮고 부디 시집을 펼치시라. 시를 잊은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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